한국 논고

현충일에 장어를 먹으면서 ‘참 선비’ 김용환 이야기를 했습니다

맛있는 장어 구이를 배불리 먹었어요.

●어제는 한국의 현충일이었습니다

어제는 한국의 순국자를 비롯한 애국자들을 추모하는 기념일 ‘현충일’이었습니다. ‘충을 들어나게 히는 날’이라는 이름 그대로 나라에 대한 의인들을 기리는 날이며, 국민들이 애국의 뜻을 표현하는 날입니다. 각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도 진행되며 ‘의’에 살았던 사람들의 매우 감동적인 역사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날입니다.

동작구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 퇴역 군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열렸고, 오전 10시에는 1분 동안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졌습니다.

저는 모처럼 맞은 휴일로 서울에 사는 일본인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여름을 앞두고 체력을 비축하자’ 하면서 맛있는 장어를 먹었습니다. 친구가 사는 집에 가까운 지하철 4호선 사당역 근처에서 가게 이름은 ‘황제 풍천 민물장어’입니다.

점원 여성분 악센트가 특징적이었기 때문에 ‘혹시 어디 출신이세요?’라고 물었더니 역시 조선족이셨습니다. 한국에 벌써 30년이나 살고 계시는 외국인이라 저도 비슷한 입장에서 친근감이 들었고, 이쪽도 일본인임을 밝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한국 역사상 최악의 도박광’

식사를 하면서 현충일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모른다고 해서 제가 꺼낸 것이 식민지 시대의 선비이자 독립운동가인 김용환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사람은 전국적으로도 알려진 안동 선비의 명가 ‘의성 김씨’의 종손이면서 독립운동을 위해 재산을 상하이 임시정부에 보냈다가 극빈의 생활을 하고 1946년 세상을 떠났는데도 독립 후 50년이나 지난 1995년이 되어서야 겨우 독립운동 유공자로 훈장(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으신 분입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는 ‘한국사 최악의 도박광’이라고 역사에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한국이 식민지가 될 때부터 독립운동 의병활동에 투신했는데, 1922년 세 번째 체포 투옥을 겪은 이후로는 완전히 자포자기가 되어 도박을 일삼게 됩니다.

결국 현재 시가로 200억원이 넘었다는 명가 가문의 재산을 모두 도박에 탕진하고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산까지도 도박으로 날립니다. 한국에서 ‘종손’은 존귀하게 모심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가문 사람들도 난감하기만 하고 돈을 모아 산을 다시 사들이고, ‘이 산은 조상의 보배이기 때문에 이제 결코 잃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는데, 그것을 또 도박으로 잃어버립니다.

심지어 외동딸이 시집갈 때 극빈으로 혼수를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신랑 부모가 혼수로 쓰라고 주신 돈마저 어떨게 내게 해서 도박으로 탕진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도박으로 잃은 돈은 모두 어디로 갔었을까? 사실 그 재산 전액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임시정부로 보내져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것든은 모두 부자 명가의 종손이라는 입장을 이용하면서 일본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독립운동 자금을 계속 보내기 위한 위장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유교의 진실과 진정한 ‘선비’

문제는 1945년 독립과 함께 임시정부 독립운동 동지들이 그를 찾아와 감사를 표하면서 “이제 독립했으니 진실을 밝히자”고 하는데, 이 분은 “선비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일부러 세상에 알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하며 그것을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정말 이듬해에 그대로 “희대의 도박광”으로 돌아가시고 맙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떳떳하게 훈장을 받게 된 것은 군사정권 시대가 끝나고 김영삼 정부가 된 후였습니다. 평생을 원망하며 살았던 딸도 그때서야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됐고, 하신 말이 “그러면 그렇지. 우리 아버지 그러면 그렇지. 이게 우리 아버지지’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딸도 어딘가에서 ‘선비’로서의 아버지를 믿고 있었다는 것이 됩니다.

우리는 유교라고 하면 뭔가 자기 자식만을 사랑하는 이미지나 사회적 명예, 부패한 사회제도 같은 것을 아무래도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잘못된 사람도 있는 반면에 진짜 유교자, 참 선비라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정말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하늘의 도리를 향해 살려는 사람들이며, 그러기 때문에 실제로 유교가 많은 의인들을 낳았다는 것도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것을 한국의 ‘현충일’과 관련해서 일본식 장어와 전혀 다른 한국식 장어의 깊은 맛을 느끼면서 생각했습니다.

 

‘황제 풍천 장어’. ‘100% 국내산 일본종 장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다 구워줍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옆으로 세워놓고 늘어놓는 것이 한국 장어구이의 정석이죠.

일본 맛과 비슷한 양념장과 쌈장으로 먹습니다. 맛있어요.

맛있는 된장찌개랑 같이.

한일비교문화학 전문가/ 문화교류 코디네이터/ 한일미래하트탱크 대표/ 삼성인력개발원 주재원과정, 지역전문가과정, 글로벌과정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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