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문화 칼럼

전후의 식량난으로 시작이 된 ‘원주김치만두’와 한국 라면

‘2024 원주만두축제’. 걷기도 힘들 정도로 붐비는 것 같았어요.

●’원주 김치만두’의 의외의 비결

이번에 원주시에서 초청을 받아서 제2회 ‘2024 원주만두축제’를 다녀왔습니다. 일본인에게도 홍보를 해 달라 하는 목적입니다. 일본의 만두는 ‘교자’라 하고 구워 먹는 것인데, 한국 만두는 찌거나 국거리로 먹고 모양도 둥근 것이 주를 이룹니다. 그 중에서 ‘원주만두’라고 하면 김치가 들어간 김치만두라고 해서 행사 색깔도 주황색이었습니다.

원주시 시장거리가 행사장인데 하여튼 엄청난 인파였습니다. 제2회라는데 이렇게도 인기가 많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만두축제 주제가가 요란하게 나오고 공개 라디오 방송도 송출되며 가수가 와서 노래도 부르고 만두 빨리 먹기 대회와 만두 빨리 짓기 대회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원주 시내의 모든 만두가게가 입점을 함과 동시에 수십 가지나 되는 변종 만두들도 주최측에 의해 정해진 저렴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습니다. 사과가 들어간 만두, 미꾸라지가 들어간 만두, 검은 만두 등 다양했지만, 일본인이 입점한 일본 군만두도 있었습니다. 딱 하나 이해할 수 없었던 게 ‘만두피 없는 만두’인데, 그건 그냥 다른 요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었던 것이 역시 원조 원주만두인 김치만두이며, 도래미 시장이라는 시장 안에 있는 ‘원주 김치만두’라는 가게입니다. 너무 많은 손님이 대기하고 있어서 거기서 먹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안에 들어가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질문을 했는데, 그 ‘비결’이란 만두 속이 오직 김치만, 고기도 일체 안 들어간다는 것. 그래서 맛있다고 하는데, 참 신기했습니다. 다들 먹으면서 ‘맛있다, 맛있다’ 했고, 저도 다음에 꼭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식량난을 구한 ‘분식’

한국에서는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지만 이런 밀가루 음식이 유행했다는 것은 대개 그 출발이 1950년 6·25 발발 이후에 전국이 전쟁터가 되어서 먹을 것이 없어지고 미군이 원조하는 밀가루로 기아를 버텼다는 데서 비롯됩니다. 그것은 소위 ‘분식’이라고 하지만, ‘원주만두’ 역시 그때 태어나 원주의 맛있는 김치를 넣어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현재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K푸드의 대표격인 삼양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한국 인스턴트 라면도 6·25동란 이후의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다수 발생하는 가운데서 한국인이 밀가루를 먹는 수단의 하나로 개발된 셈입니다.

바로 그 삼양이 한국 최초의 봉지 인스턴트 라면 ‘삼양라면’을 출시했는데, 삼양은 처음에 일본에 가서 일본 인스턴트 라면 개발사인 ‘닛신’에 기술 협력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고개를 숙이지만 그런데 ‘닛신’은 거절을 하고 대신 맡아준 것이 ‘묘죠’회사 였습니다. 바로 나라가 가장 어려웠을 때 지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고 해서 삼양 회사는 물론 한국 국민들도 일본의 ‘묘죠’에 대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협력을 거절한 편인 ‘닛신’이 현재 삼양의 ‘불닭볶음면’을 꼭 닮은 표절(?)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의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느끼는 바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함께, 각 가게 앞에 늘어선 장사진.

한국의 만두. 이것을 국물에 넣거나 쪄서 완성입니다.

일본식 군만두도 있습니다.

현무암만두라는 검은깨가 들어간 검은만두가 맛있었어요.

미꾸라지가 들어간 몸에 좋은 추어 만두.

의미를 알 수 없는 ‘만두피가 없는 만두’. 부실한 거 아닌가.

이건 아이디어의 승리네요. 사과만두. 애플파이 같습니다.

일본식 군만두 가게.

이것이 원주의 김치가 들어간 김치만두입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원주김치만두’.

워낙 대기하는 손님이 많아서 이번에는 포기했어요.

왼쪽이 원조 삼양 ‘불닭볶음면’, 오른쪽은 닛신 ‘볶음면’.

왼쪽은 닛신 ‘볶음면’. 오른쪽이 삼양 ‘불닭복궁면’.

1963년에 출시되어 한국의 식량난 해결에 큰 역할을 한 최초의 ‘삼양라면’.

 

한일비교문화학 전문가/ 문화교류 코디네이터/ 한일미래하트탱크 대표/ 삼성인력개발원 주재원과정, 지역전문가과정, 글로벌과정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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